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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 수년간 원룸과 기숙사에 밀려 사라지는 추세였던 ‘하숙’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일정한 시간에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수 있고 난방비나 전기료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덕분에 서울 서대문구·관악구·성북구·용산구 등 주요 대학가 하숙집은 3월 개강을 앞두고 신청자가 밀려 취소하는 사람이 나오길 기다리며 예약받고 있는 곳도 여럿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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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의 최대 장점은 낮은 비용입니다. 신촌에 한 하숙집은 약 3.5평 크기의 방을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50만원에 제공하면서, 아침과 저녁 식사를 제공하고 관리비는 따로 받지 않는다고 하네요. 인근 원룸 자취방의 평균 시세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7만원 수준이어서 관리비를 빼고도 30% 이상 저렴한 셈입니다.

 

최근, 에브리타임 등 대학 커뮤니티나 네이버 카페, 하숙 중개 플랫폼 등을 이용해 손쉽게 하숙집을 구할 수 있는데, 과거와 달라진 점은 전문 하숙집이 아니라 아파트에 홀로 거주하는 주인이 빈방을 내주는 ‘홈스테이’ 형태의 하숙도 새로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하숙 중개 온라인 플랫폼 ‘맘스테이’에 따르면, 올해 1~2월 하숙 예약 건수가 4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한국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문의까지 늘고 있다고 하네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이 신촌의 한 하숙집 식탁에 앉아 가족처럼 함께 식사를 하던 풍경은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시리즈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개인 공간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하숙집 아주머니의 빈번한 사생활 침해가 부담스럽고, 신축 빌라 건축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하숙집에서 원룸 자취방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원룸 자취에서 하숙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최근 복고풍의 열기 때문에 ‘응답하라 1994’의 재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물가와 월세, 대학 등록금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부동산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전용 33㎡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60만  9000원, 평균 관리비는 7만 8000원이었다고 합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평균 월세 57만 4000원, 평균 관리비 7만 2000원과 비교해 각각 6.1%, 8.1% 오른 금액입니다.

이에 더해 대학들도 10년 넘게 이어오던 등록금 동결 기조가 깨지면서 대학생들의 부담을 더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구정우 교수(성균관대 사회학과)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하숙이 원룸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고, 집밥도 먹을 수 있고, 사회성도 기를 수 있어 대학생들이 다시 하숙을 찾게 되는 것 같다”며 “요즘은 하숙집도 과거와 달리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쪽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변화는 물가와 트랜드에 영향을 많이 받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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