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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겨울, 간호사로 일하던 두 자매에게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출근 준비 중이던 아버지가 심정지로 쓰러지신 것입니다.

이미 7개월 전에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쓰러졌다가 겨우 회복한 적이 있던 아버지였기에

두 자매가 부리나케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서 마주한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했습니다.

아빠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간신히 숨을 쉬고 있었고, 혈압은 사망 직전 수치인 30/20mmHg에 머물렀어요.

의사는 자매 에게 "두 분 다 간호사라 잘 아시겠지만,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제 연명치료를 진행할지, 선택하셔야 합니다"라며

어려운 결정을 요구했어요  

자매는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생전에 “연명치료는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막상 그 순간이 오자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두자매의 아버지는 30년 동안 서울, 경기, 상주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셨습니다.

매일 새벽 가족들이 깰까 봐 조용히 씻고, 식탁 위 빵 한 조각을 들고 집을 나서면서도

책임감으로 30년간 새벽을 버티며 그 속에서 보람과 재미를 찾으신 겁니다.

상주에서 버스 기사를 할 때 지체장애 아이에게 사탕을 주었는데,

그 아이의 환한 웃음이 잊혀지 않아 직접 산타 복장을 사 입고 핼러윈 때마다 사탕을 나눠주셨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자매의 아버지가 모는 버스만 골라서 탈 정도로 좋아했다고 해요.

이렇게 평생 가족과 남을 위해 헌신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 기적에 대한 희망, 그리고 어머니의 절규 속에서 자매는 결국 연명치료를 선택하게 됩니다.

기적처럼 아버지는 의식을 되찾았지만, 중증 치매와 후유증으로 완전한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자매는 말합니다.

"그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연명치료란 결국 환자의 선택일까, 가족의 선택일까를 묻는 진지한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연명치료란 무엇인가요?

연명치료란 회복 가능성이 없는 임종기 환자에게, 생명을 단지 연장하기 위한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치료 등을 중단하거나 시작하지 않는 결정을 말합니다.

이는 생명을 끝내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 권리를 존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자기결정권', 남겨진 가족을 위한 가장 큰 선물

사례 속 자매는 간호사였지만, 가족으로서의 고통은 달랐습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연명치료는 하지 말자"고 말했지만, 막상 그 순간이 오자 그 뜻을 따르는게 너무도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했던 것이 바로 환자 자신의 의사 표현, 즉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환자가 미리 본인의 뜻을 문서로 남기는 제도이며, 가족의 갈등과 딜레마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족은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할까요?

  • 환자의 평소 삶의 가치관을 기억해야 합니다.
  • 감정과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최대한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 연명치료의 현실(회복 가능성, 후유증, 가족 부담 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가족 간 충분한 대화를 거쳐야 합니다.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준비,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또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 두세요.
  • 가족과 생명과 죽음에 대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드세요.
  • 의료진과의 신뢰 있는 상담도 중요합니다.
  • '존엄하게 죽을 권리'는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위한 책임 있는 결정입니다.

연명치료는 결코 숫자나 확률로만 판단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그 선택의 순간은 어느 가정에도 갑작스레 찾아올 수 있으며, 그때를 대비한 준비와 대화가 가장 지혜로운 방법일 것입니다.

혹시 지금 부모님과, 또는 자녀들과 '그때'에 대해 나눈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 이 글이 누군가의 선택을 더 덜 고통스럽게, 더 존중되게 만드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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