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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포르투갈 초유의 전국 정전 - 모든 것이 멈쳤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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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포르투갈 초유의 전국 정전 - 모든 것이 멈쳤다

ssaribi 2025. 4. 30. 11:04

이베리아 반도를 덮친 대규모 정전 사태의 시작

유럽 서남부에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이 동시에 전기가 끊기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스페인 기준 낮 12시 33분, 포르투갈에서는 오전 11시 33분에 시작된 정전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물론, 스페인과 인접한 프랑스 남부 일부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총인구는 약 6,000만 명에 달하며 , 이렇게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에 정전이 발생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정전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시민들의 불편

이번 정전 사태로 인해 스페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116대의 열차가 선로 중간에 멈춰 섰고,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향하는 기차에 탑승했던 한 시민은 선로를 따라 5km를 걸어가야 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울고 발작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구조 작업이 지연되면서 밤새 열차에 갇힌 승객들도 있었습니다. 신호등이 꺼지면서 도로 한가운데 차량들이 멈춰 서기도 했는데, 마드리드의 한 주민은 마치 정글에 있는 듯했다고 말했습니다. 항공편 취소도 잇따랐습니다 .

 

통신 두절로 인한 불편함도 상당했습니다. 휴대폰이 작동되지 않아 주변에 휴대폰을 빌리는 이들이 많았고, 유명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들은 인터넷과 지도 앱을 사용할 수 없어 미아가 되기도 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작동 중단으로 마드리드에서만 174건의 소방 출동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슈퍼마켓에는 물, 우유, 휴지 등 필수품을 비축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마드리드 주민은 통조림을 사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유소는 연료를 구입하려는 이들로 가득 찼는데,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현금이 없는 사람들은 불안에 떨기도 했습니다. 은행에는 현금 인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포르투갈의 상황은 스페인보다 더 심각했다고 합니다. 포르투갈 정부는 스페인에 전력 공급을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다른 국가로부터 전력을 긴급히 끌어오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병원은 발전기 동원에 어려움을 겪어 군 부대가 대체 전력 공급을 위해 긴급 투입되었습니다. 대혼란을 틈탄 범죄나 소요 등에 대비해 경찰 야간 경계 근무도 강화되었습니다. 심지어 포르투갈의 한 신문사는 정전 때문에 다음날짜 신문 발행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대응과 복구 과정

유례없는 상황에 스페인과 포르투갈 양국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8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페인 내무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국가안보회의도 연달아 열렸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물론 펠리페 6세 국왕까지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도 정부가 군대를 총동원했으며 몇 시간 내에 전력 공급이 완전 복구될 것이라고 직접 알렸습니다.
양국 정부는 허위 정보를 믿지 말고 식료품 사재기에 열 올리지 말라는 공지를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양국 총리와 통화하며 EU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고, 에너지 안보가 EU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대규모 정전 사태의 복구는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었습니다. 28일 한밤중부터 일부 지역에 서서히 전기가 들어오며 불이 켜지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스페인 국영 전력기업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가 되어서야 전력 공급이 100% 회복되었습니다. 포르투갈 정부도 비슷한 시각에 국가가 정상화되었다고 알렸습니다.

이상 기후 탓?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정전 원인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이번 정전 사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상 기후가 원인이라고 잠정 진단한 상태입니다.
산체스 총리는 정전 발생 6시간 뒤 기자회견에서 전력 체계상 심각한 기술적 변동으로 정전이 발생했지만, 구체적인 원인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전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이버 테러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고 합니다.
이번 사태는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전력 사정이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력사용은 더 크게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정부는 유럽의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확실한 에너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